[Trip] 버스 타고 말레이시아-싱가폴 국경 넘기
by 스뎅(thDeng) on버스로 국경 넘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비행기나 배 이외로는 다른 나라를 갈 수 없는 나라이다. 북으로는 북한에 막히고 3면이 바다이니.. 그래서 더욱 더 해보고 싶은게 버스나 내 발로 국경넘기이다. 말레이시아나 싱가폴을 가면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을 수 있다.
싱가폴 여행을 갔다가 말레이시아에 있는 레고랜드를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하기 때문에 버스로 국경 넘는 경험을 하기에는 딱 좋은 나라이기도 하다. 솅겐조약이 맺어져 있는 유럽은 출입국 신고도 하지 않고 국경을 넘지만, 말레이시아와 싱가폴은 출입국 신고를 해야 한다. 궁금하니 한번 해봤다. 버스타고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폴로 고고!!
여기서 TL;DR: 말레이시아->싱가폴 국경을 버스로 넘을 때는 국경에서 버스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대비하자. 국경에서 목적지 까지 가는 시내버스를 알아두자. 그리고 국경을 넘을 때는 입국신고서를 빠르게 쓸 수 있게 항상 볼펜을 가지고 다니자.
버스 타고 말레이시아 -> 싱가폴 국경 넘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버스 터미널(TBS Kuala Lumpur)에서 싱가폴 비치로드(Beach Road)로 가는 코스였다. 가격은 2015년 기준 48링깃(13000-15000원) 정도의 가격이다. 전날 미리 터미널에 와서 예매를 해뒀다.
버스표에는 좌석이 쓰여 있지만, 다들 그냥 앉는다. 내 자리에 누군가 있어서 내 자리라고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so what??” 아하하하하 그리고 출발시각만 적혀 있지 도착시각은 없다. 여기서 부터 무서웠다. 구글맵으로 봤을 때는 6시간을 가는데, 숙소에 체크인은 늦지 않게 할 수 있을지..?? 중간에 휴게소는 들르겠지.. 국경에서 검문은 어떻게 하려나.. 걱정이 정말 태산이었다.
휴게소
중간 중간 휴게소를 거의 1시간 마다 들러준다. 어떤 휴게소는 화장실만 있고, 어떤 휴게소는 가판 같은 것도 있다. 가판에는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도 팔고 아래 같은 간식류도 판다. 겉에 뿌려진 코코넛 토핑도 맛나고, 안에 설탕 녹은 것 하며.. 아아 또 먹고 싶다.
이동시간
대략 6-7시간이 걸린다. 오후 4시 15분에 출발해서 밤 10시에 말레이시아 국경에 도착했다. 그리고 검문과 말레이시아 출국신고, 싱가폴 입국신고를 마치고 도착지에 도착한 시간은 밤 12시가 거의 다 되어서였다. (아래에 사연을 설명하겠지만, 보통 6시간반 정도면 도착하는데 문제가 발생하면 8시간도 걸릴 수 있다. ;;)
국경 넘기
국경을 넘는 절차는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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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국경에서 모두 버스에서 내린다. 이 때는 귀중품과 여권만 챙겨서 내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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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출국신고를 한다. 가는 길이 하나뿐이라 앞사람만 따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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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버스를 타고 싱가폴로 넘어가는 다리를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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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입국신고를 한다. 이 때는 모든 짐을 가지고 내려야 한다. 입국 서류도 써야 하고 x-ray 검사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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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신고를 마치고 나오면 아래층에 버스가 기다리고 있으니 다시 타면 된다.
큰 문제가 없는 이상 이렇게 하면 싱가폴 터미널에 도착하게 된다. (아래처럼 큰 문제가 없는 이상..)
출국/입국 신고
말레이시아 출국 신고는 그냥 여권이 도장 쿵!! 찍고 나오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싱가폴 입국 신고를 할 때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입국신고하는데 오래 걸리면 버스는 기다려 주지 않고 가버린다. (앜!!)
나의 불쌍한 사연은 여기 입국신고를 하면서 시작됐다..
입국 신고서를 써야 하는데, 출입국 관리하는 곳에 나오는 볼펜이 딱 1자루였다. 여러 버스들이 몰리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그 1자루를 줄서서 기다려 쓰고 나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서류를 다 적고 심사를 기다리는데 내 앞에 중국인 가족이 걸렸다. 한참 얘기하다가 옆에 있는 방으로 끌려 들어가서 시간이 또 많이 흘렀다. 친구가 요리용 시럽을 줬는데, 엑스레이 검사에 걸려서 가방 다 풀어 헤치느라 또 시간을 잡아 먹었다. 결국 내려와 보니 내 버스는 이미 나를 버리고 가버린 뒤였다.
이렇게 짐검사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버스들은 오래 기다려 주지 않고 쿨하게 가버린다.
버스가 가버린 경우
버스가 나를 기다리지 않고 가버리는 경우를 대비해서 싱가폴 국경에서 도착지 까지 가는 시내버스 노선을 알아두면 좋다.
나처럼 버려지는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다음에 지나가는 버스에 가서 태워달라고 사정해도 된다. 나는 싱가폴 달러 3SGD를 내고 얻어탔는데, 2SGD 정도만 줘도 될 것 같다. 말레이시아 물가로 1SGD는 꽤나 큰 돈이다.
결론
버스로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폴을 갈 때는 입국신고서를 빨리 쓰기 위해 꼭 볼펜을 챙기자. 이 날 이후로 다른 나라를 갈 때는 항상 모든 가방에 볼펜 하나씩 넣고 다닌다.
버스를 놓칠 수 있으니 미리 국경에서 목적지 까지 가는 버스노선을 알아두자. 버스를 모르겠으면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다른 버스를 얻어 타자.
시간은 넉넉히 잡는 것이 좋다.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나 레고랜드 처럼 싱가폴과 가까운 거리가 아니면 비행기를 타고 가는게 나을 수도 있다. 쿠알라룸푸르는 비행기 타면 1시간이지만 버스를 타면 6-7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