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모카포트 사용법
by 스뎅(thDeng) on모카포트는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내려 마실 수 있는 기구이다. 커피숍에 가면 많이 보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모태(?)가 되는 녀석이다.
아래쪽에는 물을 담는 보일러가 있고, 중간에 원두를 담는 바스켓이 있다. 마지막으로, 위쪽에는 커피가 추출되는 부분이 있다. 불 위에 올려두면 보일러에 있는 물이 압력을 받아 위로 올라오면서 원두를 거쳐 추출되는 원리이다. 추출된 커피가 다시 아래 보일러로 내려가지 않도록 추출관은 높은 위치에 달려 있다.
원래 이름은 스토브 탑 에스프레소(stove top espresso)이다. 불 위에 올려서 에스프레소를 뽑는다는 이름으로.. 모카포트는 모카포트로 잘 알려진 비알레띠에서 만든 모카 익스프레스(Moka express)에서 따온 이름이다. 마치, 굴삭기 보다 포크레인이 더 친숙한 것 처럼.. 포크레인도 요즘 많이 사용하는 유압 굴삭기를 최초로 만든 회사 이름이다.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 추출하기
1. 보일러에 물을 담는다.
동그란 안전밸브를 넘지 않도록 물을 붓는다. 안전밸브는 보일러 내의 압력이 너무 높아지면, 보일러가 터지지 않도록 저 밸브로 빠져나가는 용도이다.
2. 바스켓에 원두를 담는다.
모카포트 용으로 아주 곱게 갈린 원두를 평평하게 담는다. 바스켓의 주둥이에는 원두가 묻지 않게 깔끔하게 정리한다. 이 부분에 원두가 묻어 있게 되면 공기가 새서 압력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두를 담을 때 꾹꾹 눌러담거나 탬핑을 하지 말자. 모카포트의 압력은 1-1.5 바(bar) 정도로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꾹꾹 눌러담으면 커피가 추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바스켓 주둥이에 막대나 젓가락 등으로 쓸어서 담아주거나, 조금 넘치게 담았다면 살짝만 눌러주자. 손잡이가 긴 계량스푼이 있다면 그 손잡이로 고르게 깎아 줘도 좋다.
모카포트 용 원두는 핸드밀로 곱게 갈기에는 너무 힘드므로 전동식 그라인더를 추천한다. 없으면 원두를 살 때 모카포트 용으로 갈아달라고 하자. 그라인더가 믹서기 같은 날 방식인 경우 균일하게 갈리지 않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원두 굵기가 균일하지 않으면 제대로 추출되지 않는다.
3. 바스켓을 보일러에 넣는다.
4. 상부를 닫고 불 위에 올린다.
상부를 닫을 때는 압력이 새지 않도록 꽉 닫아야 한다. 덜 닫은 경우 한방울 한방울 물이 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상부와 물리는 바스켓 부분에는 원두가 묻지 않도록 주의한다. 역시 공기가 새서 압력이 낮아질 수 있다.
불은 세지 않게, 모카포트 엉덩이를 감쌀 수 있는 크기면 적당하다. 불이 너무 세면 플라스틱으로 된 손잡이가 녹아내릴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워낙 이렇게 녹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이탈리아에서는 손잡이도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모카포트 엉덩이가 작아서 우리나라 가스렌지에는 위와 같은 삼발이(사실은 발 4개짜리 사발이)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탈리아 가스렌지는 아래 사진처럼 받침이 열십자(十)로 붙어있어서 삼발이 없이 그냥 올려도 돼서 편하다. 커피가 최소한의 인권이라는 이탈리아 답다.
5. 추출되기를 기다린다.
잠시 기다리면 고소한 냄새와 함께 커피가 추출된다. 추출이 끝나면 칙칙 하면서 공기가 나오는게 보이면 불을 끈다. 3/4 정도 추출됐을 때 미리 불을 꺼도 보일러 내에 압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나머지도 추출된다. (이건 개인취향으로 언제 끄든 큰 상관은 없어 보인다.)
6. 맛나게 마시자.
추출된 모카포트의 커피를 잔에 따를 때는 모두 따르지 말고 조금 남기자. 필터 보다 곱게 갈린 원두 가루가 함께 올라오고 아래쪽에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끝까지 따르면 원두가 함께 딸려나가서 서걱서걱하는 흙 먹는 맛이 날 수 있다. 잔에 남은 마지막 한 방울도 버리자. 미련 없이 버리자. 오늘도 잔에 남은거 아까워서 마셨다가 크흡 T_T
7. 정리
추출이 끝난 모카포트는 불에서 막 내렸기 때문에 상당히 뜨거우니 조심하자. 찬물을 붓거나 해서 갑자기 식히지 말고 천천히 시간을 두고 식혀주자. 모카포트 청소 방법은 또 다음에..